광해, 왕이 된 남자 : 이병헌, 서사 전략, 왕의 윤리
이병헌영화 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요소 중 하나는 단연 배우 이병헌의 압도적인 연기력이다. 한 배우가 서로 다른 성격과 운명을 지닌 두 인물을 동시에 연기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도전적이며, 그만큼 리스크도 컸다. 하지만 이병헌은 광해와 하선이라는 상반된 두 인물을 표정, 말투, 몸짓, 심지어 눈빛까지 구분 지어 표현해냄으로써 관객들에게 단순한 연기의 차원을 넘어선 인물 분열의 설득력을 선사한다.광해는 역사 속에서 실존했던 인물로, 조선시대 중기의 정치적 혼란기를 겪으며 권력에 집착한 왕으로 묘사된다. 반면 하선은 극 중 가상의 인물로, 백성의 고통을 몸소 체험한 서민 출신이다. 이병헌은 이 두 인물의 내면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연기한다. 광해는 음험하고 권위적인 기운을 품고 있지만, 하선은 순..
2025.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