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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마누라 : 낯선 조합, 차은진, 액션 로코 낯선 조합2001년 개봉한 조폭 마누라는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작품이었다. ‘조폭’이라는 장르적 코드와 ‘로맨틱 코미디’라는 대중 장르가 결합된 이 영화는, 얼핏 보면 단순한 이색 조합으로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충돌은 단지 가벼운 유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조폭 마누라는 장르적 변주를 통해 한국 사회 내 여성의 위치, 권력, 로맨스에 대한 인식까지 날카롭게 파고들며, 상업적 오락 영화로서도 탁월한 재미를 선사한 영화다.영화의 설정은 명확하다. ‘은진’(신은경 분)은 조직폭력배의 보스로, 남성 중심 조폭 세계의 최상단에 있는 인물이다. 반면 상대역 ‘수일’(박상면 분)은 지극히 평범하고 온순한 대학 교수다. 이 극단적인 대비는 ‘성역할 전도’라는 영화의 가장 큰 핵심 코드로 작동한다.. 2025. 5. 22.
신라의 달밤 : 유머 코드, 캐릭터, 서사, 복합 장르 유머 코드2001년에 개봉한 영화 신라의 달밤은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전국 3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감독 김상진은 , 시리즈로도 유명하지만, 신라의 달밤은 그의 코미디 세계관에서 가장 단단한 서사와 캐릭터 구성을 보여준 영화다.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오락 영화라기보다는, 2000년대 초반의 한국 사회가 지닌 정치·경제·문화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시대적 작품이다.이 영화의 주인공은 엘리트 공무원이 된 ‘민석’(이성재)과 한때 주먹을 쓰던 ‘동찬’(차승원)이다. 과거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두 인물이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공무원과 깡패라는 상반된 정체성을 가지고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우정 이야기로 시작해, 점차 '기억의 왜곡', '성장과 책임'이라는 주제로 확장된다... 2025. 5. 22.
봄날은 간다 : 계절, 사운드, 갈등, 미학 계절영화 봄날은 간다(2001, 허진호 감독)는 봄이라는 계절이 상징하는 새로운 시작과 따뜻함 속에서 오히려 '끝'을 이야기한다. 표면적으로는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단순한 서사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엔 일상적이면서도 심리적으로 복합적인 인간 감정의 풍경이 섬세하게 묘사된다. 특히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보다는 '사랑은 왜 사라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중심에 둠으로써, 이 작품은 로맨스 영화의 전형을 벗어난 감정의 정밀도를 확보한다.주인공 상우(유지태)는 사운드 엔지니어, 즉 소리를 기록하는 사람이다. 그는 일상을 스쳐 지나가는 자연의 소리들 바람, 눈, 새, 빗소리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인다. 반면, 라디오 PD인 은수(이영애)는 적극적으로 삶을 조율하고 연출하려는 인물이다. 이들의 관계는 애초부터 .. 2025. 5. 21.
두사부일체 : 이중 구조, 화합, 메시지, 유산 및 결론 이중 구조영화 두사부일체의 주요 배경은 ‘학교’다. 흔히 조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어두운 골목이나 범죄 현장이 아닌, 교복 입은 학생들과 칠판 앞 교사가 있는 교실이 이 작품의 주요 무대라는 점은 이 영화의 가장 독특한 설정 중 하나다. ‘조폭이 학교에 간다’는 이 아이디어는 단순히 웃음을 유도하는 장치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이 설정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이중적인 권위 구조, 특히 학교라는 제도권 안에서의 폭력과 위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1) 조폭의 위계와 학교의 위계, 닮은 듯 다른 구조조폭 조직은 위계질서가 뚜렷하다. 상명하복과 충성이라는 개념은 조직 운영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와 놀랍도록 닮은 구조를 학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교장–교감–담임–학생으로 이어지는 위계 구조, 그리고 상급.. 202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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